사람이 서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묘기인가. 작은 발바닥 면적으로 덩치 큰 몸을 받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젓가락을 세워놓은 것 같다. 이런 불안한 자세도 쉽지 않은데 까치발로 걷고, 한 발로 뛰며, 돌려 차기도 한다.

직립할 수 있는 ‘균형 감각’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문제는 너무나 쉽다보니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네발 동물에선 드문 낙상이 인간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이런 부주의 때문. 미국의 경우 낙상에 의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200억 달러에 이르고, 낙상 노인의 5%는 사망으로 이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낙상을 ‘사고’가 아닌 ‘질환’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균형 능력도 떨어지기 시작한다. 귀의 평형기관, 시력 저하, 근육의 쇠퇴 등 인체의 노화와 비례하는 것.

다행스러운 것은 노화의 진행 속도를 지연 또는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처럼 균형도 노력하면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다.

우선 균형 감각 테스트를 해보자.

한쪽 다리를 구부리고, 나머지 다리만으로 균형을 잡고 몇 초를 버티는지 측정해본다. 만일 30대 여성이라면 15∼22초면 중간, 15초 미만은 낮음, 22초 이상은 높다고 평가한다. 40대의 경우엔 중간 정도의 균형 능력은 7∼15초, 50대는 4∼9초, 60대는 3∼5초 정도.

이번에는 신체 균형 테스트. 먼저 거울을 보고 똑바로 선 뒤 양쪽 어깨의 위치와 젖꼭지가 수평이 되는지 살핀다. 그리고 옆에서 봤을 때 목은 C자형인지, 허리는 S라인인지, 그리고 가슴을 활짝 폈을 때 귀가 어깨 선으로 떨어지는지를 측정한다.

이렇게 간단한 테스트에서 한쪽이 기울었다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말할 것도 없이 바람 빠진 한쪽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젊었을 때는 그런대로 버티지만 나이가 들수록 잦은 고장을 호소할 것이다.

이번에는 두 손과 무릎을 지면에 대고 엎드린 뒤 서로 다른 쪽 손·발을 올린 뒤 얼마나 버티는지 측정해보자. 눈은 정면을 보고, 왼손과 오른발, 오른손과 왼발을 번갈아 가며 쭉 뻗은 채 시간을 잰다. 적어도 15초는 버텨야 신체의 균형적인 발달을 장담할 수 있다.

나이 들어 균형감각을 높이는 최고의 운동은 걷기다. 힐앤토(heel-toe gait) 보행도 추천한다. 바닥에 금을 그어놓고 줄을 타듯 금을 밟고 걷는 것.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40·50대라면 자전거를 권한다.

근력을 좌우 균형있게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무게를 달리하면 근육의 볼륨과 세기가 달라져 균형이 깨진다. 특히 야구·골프 등 편측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일상생활에서도 균형유지 운동을 할 수 있다. 이를 닦거나 전화를 할 때, 또는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고 한쪽 다리로 서 있기를 해본다. 철봉·평행봉·팔굽혀펴기 등은 좌우 근력을 균형 잡는 훌륭한 운동이다. 또 덤벨보다는 바벨이 좌우 근육을 고루 발달시키는 데 좋다.